개봉: 2016/08/10
장르: 드라마
국가: 대한민국
시간: 126분
감독: 김성훈
1. 한국사회의 모습을 보여준 영화'터널 '
영화 “터널(2016)” 은 원작소설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판타지, 모험, 범죄, 미스터리 영화이다. 주인공 ‘이정수(하정우)’가 퇴근 길 터널붕괴로 차 안에 갇히고, 이를 신고하는 과정에서의 경찰의 대응과 사건 후의 대처방안 등, 사회 기득권의 적폐에 대한 고발영화이며, 종종 볼 수 있는 각종 재난사고를 염두에 두고 앞으로의 안전을 기대하고자 만들어진 우리사회 구조적 시스템의 문제를 통찰한 사회재난영화라 할 수 있다.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부실한 환경에 노출의 경각심의 일환으로 지난 “싱크홀”에 이어 “터널”을 준비했다.
2.영화 '터널' 줄거리 및 하정우 연기
영화는 자동차 주유관으로 물(기름)흐르는 소리와 함께 긴장의 몰입은 시작된다. 어느 평범한 퇴근길, 한가한 주유소 장면이 펼쳐지고 개 짖는 소리와 함께 건너편에 직원(할아버지)이 주유를 하고 있다. 귀가 어두운 할아버지 때문에 많은 양의 기름이 주유되었다고 사장이 달려와 할아버지를 나무란다. 주유소 사장에게 잔소리를 들은 할아버지는 그게 미안했던지 돌아가려는 차를 세워 생수 두 병을 건넨다. 이 물이 생명수가 되어줄 줄은 그때는 몰랐다. 미래는 한치 앞을 모르는 거니까.
그리고 ‘전방에 터널’이라는 네비게이션 안내음성이 들리고 ‘정우(하정우)’는 도착시간을 묻는 부인 ‘세현(배두나)’에게 케이크은 사 두었다는 일상적인 대화를 한다. 오늘이 딸의 생일인 것이다. 차는 터널에 진입하고 이상한 기운이 감지된다. 급기야 눈앞의 터널 천장이 무너져 내리고 그대로 차는 터널에 매몰되고 만다.
의식을 되찾은 ‘정수’. 고개를 돌리니 철사가 눈을 찌르듯 뻗쳐져 있고, 차 천정에서 흙들이 쏟아진다. 사방은 암흑이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외부와의 연락을 시도하던 중 간신히 119에 신고를 하지만 심각성을 무시한 채 무성의한 답변으로 응대한다. 통화자의 급박한 상황은 안중에도 없는 듯한 119 상황실.
이 소식에 현장으로 달려온 구급대원과 생중계로 보도하자는 기자. 한눈금의 밧데리라도 아껴야하는 상황에 가족의 긴 통화에서도 관객은 편할 수 없다. 과연 정수는 어떻게 나갈 수 있을까. 1.9키로 길이의 터널 위치를 파악하지만 구조기간이 일주일 정도라는 구급대원의 말이 있었다.
여러 매스컴과 지도층들이 나서 보지만, 단순히 구경거리에 불과하고 게다가 가끔 등장하는 무 개념 정치인들의 모습은 영화라기 보다는 너무나도 친숙한 현실을 풍자한다.
갑자기 강아지 한 마리가 작은 구멍 앞으로 모습을 보이고, 강아지 주인 ‘미나’ 역시 터널에 갇혀 있는 상황. 정수는 그를 돕고자 잔해물에 찔리면서 그곳에 도착한다. 미나는 돌에 무릎을 눌린 채 꼼짝달싹 못하는 상황. 목말라하는 미나에게 물을 주는 사이 강아지가 케이크마저 먹어버린 상황. 이제 먹을 것 이라곤 약간의 물밖에 남아있지 않다.
붕괴 17일. 붕괴지점 환풍구 위치를 파내려 갔지만 위치 오류로 헛수고로 돌아간 상황 시추 상황만을 기다리던 정수도 지쳐있다.
사람들은 혼동에 빠지고 ‘세현’은 ‘정수’와 통화를 하는 도중 더 이상 버틸 가망이 없다는 말을 남긴다. 유언과도 같은 통화가 끝난 후, 끊어진 밧데리 수명은 정수의 수명을 예감케 하고, 세현은 망연자실한 상태로 쓰러지고 만다.
마지막 굴착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멀리서 강아지 짖는 소리와 함께 커다란 구멍 속으로 빛이 보인다. 빛 속으로 빗줄기가 보이는 사이로 정우는 차에 클락션 소리로 신호를 보낸다. 발파작업이 중지되고 흙은 계속 떨어져 위급한 상황이다. 구조대원이 안으로 들어가고 다리에 돌이 눌린 정수를 발견해 구출하고 한 대원은 강아지를 품에 안고 걸어 나온다. 마지막 구출된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기자들 속에게 구조대원에게 구조된 정수의 첫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지금까지 힘써준 구조대원의 사이다 발언 한마디가 인상적이다.
다 꺼져버려 이 새끼들아
3. 우리가 되돌아봐야 할 모습
사랑하는 딸의 생일날 평범한 직장인 아빠가 겪게 되는 이 영화는 영화라기보다 부실 투성이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린다.
또한 사고 후의 일 처리 대응에 미흡한 한심한 작금의 현실에 대한 풍자이기도 하다. 마지막 정우가 구출된 시점에서 하는 기자의 말에서도 실망감을 감출 수 없지만, 사건이 생길 때마다 노란색 점퍼로 자주 등장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은 표를 의식한 사사로운 개인의 욕심을 보여주고 있다.
구출된 정수를 보고 '아깝다. 하루만 더 있다 나오면 기록 깨는 건데. 삼풍 백화점 사건이 17일 이잖아'라는 대사는 기자의 말치고는 귀를 의심케 하는 덜 성숙된 시민의 모습을 보여준다. 구조도중 사망한 최 반장 어머니가 ‘세현’을 향해 “한 사람을 살리려다 여러 사람 죽인다”는 식의 원망 역시 노모라는 것을 가만하지만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일이다.
어느 사건이 생길 때마다, 늦장 대응하는 정부 인사들이 있고 정확한 사안을 직시하지 못한 채, 상대를 원망해서 질서를 어지럽히는 국민들 또한 자성해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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