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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어느 가족 (万引き家族)”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 줄거리 및 결말

by jinsit 2022. 12. 28.

영화 “어느 가족 (万引き家族)”

 

개봉: 2018.07.26

장르: 드라마

국가: 일본

시간: 121분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 오사무 시바타(릴리 프랭키), 노부요 시바타(안도 사쿠라), 아키 사바타(마츠오카 마유),

히츠에 시바타(기키 키린), 쇼타 시바타(죠 카이리), 린(사사키 미유) 등.

 

 

영화공식포스터(출처: 네이버)

1. 제71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 수상작

“어느 가족은(2018)”은 가족영화 만들기로 유명한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이다. 원제가 “만비키 가족(万引き家族)”인 이 영화는 제71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만비키’란 ‘좀도둑’이란 의미로, 당시 자국으로부터 일본을 폄하하는 내용이라는 따가운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그는 불황을 겪고 있는 당시 일본사회 밑바닥 생활상을 파헤치며 이 작품을 완성했다.

 

작품의 구상은 ‘노부부가 사망하자, 그 자손들이 사망처리를 미루고 그 연금으로 생활하다 체포된 어느 가족의 뉴스를 보게 되면서부터 출발한다. 좀도둑질을 하던 가족이 체포되어 재판이 열렸다는 뉴스를 보게 된 고레에다 감독은 그들이 발견된 이유가 궁금했다고 한다. 그들은 훔친 물건을 모두 되팔아 돈으로 바꾸었지만 낚싯대만은 팔지 않고 집에 두고 있다가 꼬리가 잡히게 된다. 이에 감독은   훔친 낚싯대로 낚시를 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풍경이 머리에 떠올랐고, 부모와 자식이 혈연관계가 아니라면 ‘훔친 낚싯대’처럼 ‘훔친 아이’라는 소재가 떠올랐고 이에 작품을 구성했다는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작품에는, 연금으로 근근히 살아가는 ‘시츠에(기키 키린)’ 할머니, 건설현장의 일용직 ‘오사무(릴리 프랭키)’와 세탁공장에서 일하는 ‘노부요(안도 사쿠라)’는 부부이다. 버려졌던 아이 ’쇼타(죠 카이리)’, 성인업소에서 일하는 ‘아키(마츠오카 유미), 이렇게 5명이 한 가족의 구성원이 되어 살고 있다. 그리고 학대 가정에서 합류하게 된 막내 ‘유리(사사키 미유)’ 가 있다. 이들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절도, 유괴, 학대, 시신유기 등의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가족의 사랑만큼은 어느 정상적인 가족 못지 않은 화목한 생활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이다.  

 

 

영화 스틸컷(출처:네이버)

2. 영화 어느가족 줄거리 및 결말정보, 후기

 어느 마트 안, 오사무는 아들 쇼타를 데리고 마트 안을 어슬렁거린다. 손가락 암호를 주고 받은 그들은 여느 때처럼 생계를 위한 물건을 훔쳐 밖으로 나간다. 때는 추운 겨울, 물건을 훔쳐 서둘러 귀가하는 길에 고로케를 사고 필요한 샴푸를 깜박했다며 쇼타가 발길을 멈추던 중, 옆 건물 베란다 밖으로 내몰린 꼬마 여자아이를 발견한다. 베란다 사이로 고로케를 주며 꼬마에게 무언가 석연치 않은 일이 있음을 직감한 그들은 측은한 마음으로 유리’라는 아이를 데려 온다.

 

 한편, 유리가 도착한 집안은 도둑질해온 물건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하지만 유리에게는 하츠에 할머니와 자신에게 정을 쏟아주는 부모를 대신하는 오사무와 노부요, 오빠와 같은 쇼타가 있었다. 유리를 잠깐 돌봐주려 했던 오사무는 유리를 데려다 주려고 유리 집을 찾았갔지만, 안에서 심한 부부싸움이 벌어진 것을 듣게 된다. 유리가 사라진 것을 두고 “유리를 낳고 싶어 낳은 게 아니다”라는 폭언과 함께 유리의 몸에서 구타의 흔적이 있었던 것을 떠올리고 이를 불쌍히 여긴 그들은 유리를 다시 집으로 데려온다. 시간이 흐르고 뉴스에서는 아이를 찾는 방송이 있었지만 이들은 이미 서로의 가족애를 느끼게 되었고 학대를 받아왔던 유리의 상처도 서서히 아물어간다. 그리고 머리를 단발로 자르고 ‘린’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사랑받는 가족의 일원이 된다.

 

 그들의 생계는 하루하루가 힘들었다. 하츠에 할머니의 연금으로 생활이 부족한 오사무와 가족들은 각자 열심히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오사무가 건설현장에서 다리를 다치고, 노부요 마저 ‘워크쉐어(Work-Share)’라는 공장의 정책에 따라 다른 동료와 함께 상의해 한 명만 남아달라는 요구를 받게 된다. 이에 워크쉐어에 대해 묻는 오사무.

 

 이에 노부요의 동료는, TV에 자주 거론되는 유리의 정체를 묵인해 준다는 대가로 노부요를 밀어낸다. 한편 하츠에 할머니는 죽은 남편의 기일을 핑계로 후처의 자식을 찾아가 용돈을 받아온다. 어느 날 복지사가 찾아오자,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내고 혼자 살아가는 척 연기를 한다. 밖으로 나온 쇼타와 유리는 구멍가게에서 손가락 암호를 나누며 물건을 훔치고 이런 유리를 불쌍히 여긴 가게 주인은 쇼타에게 아이스크림을 주며 아이에게는 이런 것을 가르쳐주지 말라고 격려한다.

 

 그리고, 바다구경을 못해본 유리를 위해 바다로 간 가족들은 모두 즐거워하고 할머니 하츠에는 검버섯이 낀 다리에 모래를 끼얹으며 “다들 고마웠어”란 말을 남기며 생을 예견한다. 바다에 다녀온 후 하츠에는 죽음을 맞았고 가족들은 연금 수령을 위해 아무도 모르게 할머니를 집안에 암매장한다.

 

 쇼타는 가게 주인의 말을 생각하며 돈을 목적으로 하는 가족들과 자신을 따라 좀도둑질을 배우는 유리를 보고 회의감을 느낀다. 값이 비싼 낚시대를 훔치는 과정에서 어린 유리는 경고음을 내는 전원코드를 빼고 훔친 낚시대를 보며 오사무는 흐믓해 한다. 이것이 바로 ‘워크 쉐어’라며 오사무는 아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다.

 

 아버지 오사무의 도둑질과 유리까지 도둑으로 성장할 것을 걱정한 쇼타는 어느 날 다시 유리의 절도행각을 보고 물건을 쓰러뜨리며 주인의 시선을 끌고 양파자루를 들고 달아난다. 그리고 위기에 몰린 쇼타는 다리위에서 뛰어내려 부상을 입고 경찰에 끌려간다. 유리를 보호하고 이 생활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쇼타의 행동이었다.

 

  이렇게 경찰조사를 받으며 이들 가족의 생활도 하나씩 폭로된다. 경찰조사에서 노부요는 전과가 있는 오사무를 염려하여 할머니의 시신 유기혐의를 포함한 모든 것이 자신의 일이었다고 진술하며 징역 5년을 선고 받는다. 오사무와의 인연도 노부요의 전 남편이 가정폭력 범죄자로 먼저 살인을 시도하였고, 이 때 오사무가 노부요를 위해 그의 남편을 우발적으로 살해한 전과자였던 것이다. 그 동안 실종되었던 유리에 대한 취조에서는 “무조건 낳기만 하면 엄마가 되느냐?”라며 흐느낀다. 진정한 가족의 의문을 제시하는 이 대사와 소리하나 없이 울음을 삼켰던 노부요역의 명장면은 지금도 유명하다.

 

한편, 아키는 할머니 후처의 장녀로 하츠에 할머니와 돈독했지만 아키의 부모님은 거추장스런 아키의 행방도 모르는 채 아키가 유학간 것으로 포장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아키는 할머니가 그간 자신의 집에서 용돈을 받아왔던 사실을 알고 오로지 돈을 위해 자신과 살았던 할머니를 의심한다. 하지만 모든 일이 끝나고 폐가가 된 집을 찾아와 틀니상자에 용돈을 몰래 숨겨왔던 사실을 알고 자신을 향한 할머니의 진심어린 사랑을 느끼게 된다.

 

 경찰 조사가 끝난 후, 쇼타는 다른 시설로 가게되는 버스 속에서 버스를 따라뛰어오는 오사무를 보고 ‘아빠’라는 말을 내뱉는다. 그동안 오사무를 한번도 아빠라 부르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랄까 그 동안 아빠 대신으로 자신을 사랑해준 감사함이랄까. 이들은 서로 한 번도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지 못했던 것이다. 유리는 학대의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집으로 보내진다. 그리고 유리가 밖을 내다보며 할머니 집에서 배운 노래를 읊조리는 영상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스틸컷(출처: 네이버)

3.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수 있게 하는 영화

 범죄로 생활하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그려내고 있는 이 작품은, 혈연중심 가족형태의 재산과 권력싸움과는 다른 신선함을 보여준다. 기댈 곳 없는 사람들의 우연한 만남이 가족의 구성원이 되어 깊은 유대관계 속에 따스한 가족을 만들어간다는 이야기는 가히 감동스럽다. 하지만 빈곤을 핑계로 갖가지 범죄행위를 알고 눈감아주면서까지 그들의 편에 서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특히, 할머니 ‘시츠에’는 바닷가에서 검버섯이 낀 다리에 모래를 뿌리며 독백과도 같이 “다들 고마웠어”라고 말하는데, 이 말은 감독이 차마 준비하지 못한 대사였다고 한다. 이러한 그녀의 애드리브는 이 영화의 맛을 살려주었고 다시 한번 그녀가 명배우란 입지를 확고히 해 둔 대사였다라는 평이다.

 

 아쉽게도 개봉한 해에 서거한 할머니 역의 ‘기키 기린’의 이 말은 영화계는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며 많은 사람들이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 “다들 고마웠어”란 짧은 한 마디가 유방암이 전신에 퍼진 상태였던 본인의 영화 밖의 자신을 영화를 통해 투영시킨 것은 아니었을까. 마지막 경찰의 취조도중에 ‘노부요’역의 ‘안도 사쿠라’의 내면에서 쏟아지는 눈물 연기 또한 이 작품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며 모두를 울게 했다.

 

 서로를 감싸 안아주었던 그들 가족의 모습에서 ‘고레에다’ 감독은 과연 이 시대 가족의 형태는 무엇인지, 모든 범죄로 얼룩진 이들에게 왜 관객들은 그토록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들 편에 서게 되는지, 우리 모두에게 가족과 사회라는 크나큰 문제의 질문을 던져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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